십팔사 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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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판 배틀 드래곤은 옆모습에서 입을 벌리고 포효하는 용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배틀 드래곤으로 불리게 되었다.

HBD는 연합왕국의 왕립 조선소인 올란지/샤루바에서 설계 및 건조된 헤이프 왕립우주함대의 주력 전함이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그 협소한 규모다. 전장 500미터, 이 정도라면 ISD는 물론이고 VSD나 드레드노트보다도 작은 함선이다. 공화국이나 제국에서는 주력함이라기보다는 보조 전력으로나 사용될 규모다.

그런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작은 규모에 비해 무장력은 무척이나 흉악합니다. ISD 시리즈와는 일단 체급차가 너무 나니까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쳐도, 이보다 한체급 위인 드레드노트와는 주무장인 터보레이저 포탑만 놓고 봐도 거의 4배에 달하고, 얼추 비슷한 VSD와 놓고 비교해봐도 꿀리지 않을 정도죠. 드레드노트는 구식이니까 뺀다고 쳐도, 제국이 나름 야심차게 개발했고, 성공작이라는 평을 들었던 스트라이크 중순양함도 이와 비슷한 규모지만 무장력만 놓고 보면 상대가 되질 않는 수준이다.

40기에 달하는 터보레이저 포탑은 그렇다쳐도, 또한 40문에 달하는 이온 캐논(체급차가 있다지만 홈 원이나 리버티는 되어야 이 정도 수준)은 엽기적이라는 말을 해도 충분하지가 않은 수준이죠. 여기에 스타파이터 3개 전대라는 함재 능력, VSD가 2개 전대를 함재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HBD의 함재 능력은 아무리 엽기라는 말을 남발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기동력 또한 마찬가지, 하이퍼드라이브 클래스는 VSD보다 떨어지는 편일지는 몰라도, 일단 그 외 기동력만 놓고 보면 느리다는 말은 절대 할 수 없었죠. 저만한 무장을 꽉꽉 채워넣고도 VSD와 대등하게 움직일 수 있었을 정도니까, 기동력은 전장에서 써먹기에는 충분했다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이러한 대단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함선이 너무 로리여서 작은지라 리차징, 그러니까 1회 발사한 후 에너지를 다시 충전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소 길다는 점이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란지/샤루반이 채용한 것이 바로 저런 접시형 선체다. 소위 로테이션 시스템을 채용해서, 가령 터보레이저의 경우에는 1회 발사한 포를 후방으로 전환하고 발사 준비가 완료된 포를 그 자리로 지향시켜 연속 사격이 가능하게 한 것이죠. 때문에 1대 1 상황을 상정할 때 HBD의 전투력은, ISD는 무리라고 해도 VSD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사실 이 함선은 1대 1 상황을 상정한 함선도 아니었고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규모와 무장의 심각한 불균형은 필연적으로 HBD의 결점으로 지적되는 제반 사항들 중 상당수를 유발시키는 요인이기도 했다. 전투시 기동력이 탁월한 수준이었다고는 하지만 워낙 작은 공간에 많은 것을 채워넣다보니 하이퍼드라이브의 내구력이 떨어져서 하이퍼 스페이스 돌파시에 선체에 손상을 가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방어력 또한 당연하게도 문제가 많았죠. 실제로는 작은 덩치와 컴팩트한 설계 덕분에 쉴드 문제와 선체 자체의 내구력 문제와는 별개로 의외로 함대전에서의 피탄율은 꽤 낮은 편이었다고는 한다.

이렇듯 일면 보기엔 흉악/엽기적이면서도 또 다른 면으로 보면 영 밸런스가 맞지 않는 이런 함선을 헤이프가 주력함으로 운용한 것은, 헤이프의 고립정책과 관련되어 있다고 흔히 알려져 있다. 왕국의 경계를 순찰/감시하면서 연합왕국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제국이나 밀수업자와 같은 외부의 침입자를 방비하는 것, 그 정도로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이런 류의 함선을 개발했다는 것이죠.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러한 컨셉은 소위 해방전함 내지는 독일이 건조했던 포켓전함과 유사하기도 하니까요. 실제로 작중에서도 한 솔로 같은 밀수업자들이 헤이프 함대에 혼쭐이 났던 전력도 있고.

하지만 HBD가 실제 개발, 배치된 것이 거의 은하제국 중기부터의 일이었다는 점, 그리고 헤이프가 HBD를 건조하면서 기대했던 역할을 보면, 이런 해방전함으로서의 용도는 사실 부차적인 것에 불과했다. 실제로 HBD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건조되었죠.

예, 제국이 ISD를 필두로 한 거대함대를 쏟아내기 시작하자, 이를 감지한 헤이프 왕립함대가 이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 바로 HBD였던 것입니다. ISD 킬러로요.

이는 HBD가 후에 펠레온 대제독의 자문하에 업그레이드 될 때 지적되었던 HBD의 또다른 문제점, 그것도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상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바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그때까지 생산되었던 HBD 중, 타게팅 컴퓨터가 설비되었던 HBD는 개중 4분의 1에 불과했었다고 하죠. 이건 개개 함선으로 운용할 생각이었다면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대응력이 심각하게 저하된다는 이야기니까요.

물론 실제로 소위 해방전함의 역할을 수행했던 변방 경계용 HBD들에는 타게팅 컴퓨터가 장비되어 있었다. 그래서 1, 2척의 소규모 운용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죠. 하지만 이솔더 왕자의 함대와 같은 대규모 함대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지휘를 담당하는 전체 4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지휘함급에만 이 타게팅 컴퓨터가 설치된 상태였다. 타게팅 컴퓨터가 설치된 1척의 HBD가 그렇지 못한 나머지 3척을 통제하는 형태였죠.

이건 HBD의 역할을 해방전함이라고 생각한다면 좀 심각하게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해방함대 정도로 헤이프 함대가 자신의 역할을 한정지었다면, 분명 해방전함으로 써먹을 정도의 HBD, 그러니까 타게팅 컴퓨터가 장비된 HBD는 충분한 정도로 활동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그와는 별개로 헤이프 함대가 그 3배에 달하는 규모의 그렇지 못한 HBD를 생산해서 운용하고 있을 이유가 없거든요. 이미 나온 이야기지만 노바나 베타같은 보조용 전력을 제외하고 HBD만 놓고 봐도 헤이프 함대의 규모는 그것이 겨우 1개 클러스터 정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수천척이 넘어간다는 자체가 대단한 수준이었죠.

그리고 HBD의 무장을 놓고 봐도, 터보레이저는 그렇다쳐도 무려 40문에 달하는 이온 캐논, 이건 누가 봐도 ISD를 노리고 채택한 무장입니다. 규모가 워낙 커서 그렇지, 일단 쉴드만 벗겨내면 ISD 계열 함선의 자체 방어력은 사실 그렇게 대단한 편은 아니거든요. 이온 캐논을 쑤셔박아 쉴드를 벗기면, 그 다음부터는 반쯤 고자가 된 ISD를 때려잡는 건 의외로 쉬운 편이었습니다. 게다가 TIE를 개털기 충분했던 헤이프의 미틸 계열 파이터들의 능력까지 감안하면...

즉, HBD의 운용사상은 대충 다음과 같았던 것이죠.

"최소한 4척의 HBD가 ISD 내지는 몬 칼라마리, 즉 타 진영의 주력함(일단 저항군의 주력함도 가상적으로 선정했던 모양입니다.) 1척을 상대하는 구도, 이때 통제함의 지시에 따라 HBD 4척이 이온 캐논을 집중적으로 1척의 적함에 퍼붓고, 다시 주무장으로 일제사격해서 격파. 이때 최소한 상대의 6배(VSD를 적으로 상정한다면 4*3=12개 전대 144기 vs 2개 전대 24기-_-; ISD를 상정한다 해도 12개 전대 144기 vs 6개 전대 72기로 2 : 1입니다-_-;;)에 달하는 함재기가 엄호 및 보조한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다구리죠(...).

왜 헤이프는 몬 칼라마리 계열 순양함이나 ISD 규모의 함선을 건조하지 않고 이런 방식을 택했는가. '드래곤 퀸'이나 '전장의 노래'같은 네임드 HBD가 거의 스타 디스트로이어 수준으로 대형화되었던 걸 생각하면, 기술력 문제라기보다는 양적인 의미에서 전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작용했던 것 같다. 헤이프의 국력은 강력한 편이었지만 그래봤자 지역형 국가, 우주구로 노는 제국을 상대하면서 그들과 대등한 규모의 함선을 그들의 함대를 숫적으로 상대할 수 있을 만큼 뽑아낸다는 건 어려운 문제고, 게다가 그런 대형함은 1척, 1척 건조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죠. 여기에 덧붙이자면, ISD 수준의 대형함을 만든다는 건 제국에게 공세를 취할 빌미를 제공한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ISD 수준의 거함을 헤이프가 건조한다고 치면, 좀 거칠게 요약하자면, 제국의 똘추들이 중립국이라면서 왜 대형함 뽑고 있나, 대량살상무기 만드는 거 보니 우리 나와바리에 흑심 있쿠나? 전쟁이다! 이런 논리로 나오면 곤란해지니까요.

빠른 시일 내에 전력화 할 수도 없고, 만드는 게 노출된다면 상대에게 트집잡을 기회나 제공할 대형함의 건조보다는, 개개 규모는 작아도 숫적으로 일단 뽑아낼 만큼 뽑아내어 전력화하되, 개개 단위의 화력은 최대로 극대화, 그리고 이를 집단으로 집중운용한다. 헤이프의 전략이 대충 이랬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다쏘미르 전투에서 HBD들은 진즈의 제국 함대를 상대로 이런 전략이 유효했다는 것을 증명했죠. 유우잔 봉 전쟁 과정에서도 유우잔 봉의 소수의 거함을 상대로도 활약했고....

물론 헤이프가 언제나 이런 전략에 올인했던 건 아니다. 실제로 헤이프가 신공화국에 협력을 제의했을 당시, 이미 헤이프는 제국 군벌들과 군사적 마찰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 과정에서 헤이프는 제국으로부터 노획한 (그리고 바로 실전에서 운용 가능한 상태의) ISD 80척 정도를 일선에서 운용하고 있었죠. 신공화국에 무상으로 퍼준, 동시에 당장 사용 가능한 ISD도 수십 척 규모라는 걸 감안하면 그 과정에서 파괴했거나, 혹은 수리를 거쳐야 사용할 수 있는 헤이프 소속의 ISD는 그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이야깁니다. 물론 이후 헤이프가 다시 중립정책을 강화하면서 이런 대형함들의 운용은 거의 없는 일이 되었지만.

HBD는 대략 이런 함선이다. 길게 늘어놓았지만 특징은 간단하죠. 숫적 우세와 집중된 화력 및 스타파이터 전력의 우위를 살려 소수의 거함거포주의적 함대를 때려눕히기 위해 만들어진 소형 전함. 한 시대를 풍미했던 ISD나 몬 칼라마리 자매들에 비해서는 기형적인 컨셉 때문에 한 시대의 주역감은 아니지만, 그런 주역들을 때려눕힐 수 있는 포텐을 갖춘 주역급 조역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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