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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붕우출(天崩牛出)은 속담을 한문으로 기록한 『아언각비』라는 책에서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는 속담을 한문으로 표현하고 있다. 천붕(天崩)은 말 그대로 ‘하늘이 무너진다’이다.

소와 관련된 우리 속담에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얼른 보면 소와 아무 관련이 없는 듯해 보이지만 ‘솟아날 구멍’이란 말을 곰곰이 풀어보면 답은 여기에 숨어 있다. ‘솟아날’은 ‘소가 나올’이라는 두 단어가 음운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한자로는 천붕우출유혈(天崩牛出有穴)이라고 쓴다. 이 단어를 풀이하면 ‘하늘이 무너져도 소가 나올 구멍이 있다’는 말이다. 고래로 즐겨 쓰이던 이 속담을 학문적으로 정리한 사람은 조선 정조 때의 대학자 다산 정약용이다. 그는 200년 전 사람이다. 당시에 유행하던 우리 속담들의 어원을 연구하여 아언각비(雅言覺非)라는 이름의 책을 폈는데 그 책에서 우리 속담을 한문으로 천붕우출이라고 번역한 것이다.

천붕우출이란 말은 춘향전에도 나온다. 어사또를 만난 방자가 “살려주오, 살려주오!”라고 말하자 어사또가 기가 막혀 “울지 마라, 울지 마라, 방자야 우지를 말어라! 천붕우출이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궁기(弓基)는 있는 법이니라.” 방자는 이 도령이 어사또가 되어 남원 땅에 온 것을 아직 까마득히 모르고 있던 때이다. 거지 차림의 이 도령이 별안간 암행어사로 정체를 드러내고 춘향을 구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생긴 것이다.

궁기(弓基)란 말도 그 유래를 정감록에서 찾는다. 정감록에는 “태백산과 소백산 사이 어딘가에 사람이 살지 않은 크고 작은 명당이 있다. 이를 궁기라 하며 난세에 여기로 가면 화를 면한다.”라고 써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춘향전 작가가 이를 인용했을 것이다. 궁기는 요즘 말로 표현하면 이상향이다. 또 역학에서는 ‘천붕우출’을 지금의 자오선(子午線)이라고 하는 지축(地軸)의 북방(北方)이 자방(子方)에서 축방(丑方)으로 옮겨지는 때이며 이것이 바로 개벽(開闢)이다. 천지가 개벽한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뜻이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세계의 중심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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