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팔사 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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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미군은 붉은 눈썹의 반군이다.

청도 부근에 해곡이란 현이 있었다. 한나라 시대에는 현의 장관을 현령이라고 했지만 왕망은 그것을 현재라고 고쳤다. 그 지방에 여라는 성을 가진 부호가 있었다. 주인은 병으로 죽고 부인이 여씨 집안을 다스렸다. 사람들은 부인을 가리켜 여모라고 불렀다. 외아들 여육은 버릇없이 자라 패거리를 만들고, 주색잡기로 세월을 보냈다. 바람기 많은 여육은 여염집 규수에게도 손을 대더니 현재의 여자까지 손을 댔다. 여모는 여육이 말썽 부릴 때마다 돈을 써서 해결했지만 현재는 용서하지 않았다. 여육은 처형당했다.

여육의 어머니는 머리를 풀어 헤치고 발을 굴렀다. 살아가는 보람이었던 아들이 현재에게 죽음을 당했다. 여모는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것이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보람을 찾아야만 했다. 자식을 죽인 현재에게 복수한다. 이러한 새로운 삶의 목표가 생긴 것이다.

여모의 죽은 남편은 협객들과도 교류가 있던 사람이었다. 남편이 가장 좋아했던 협객으로 서차자란 인물이 있었다. 여모는 서차자에게 상의했다. 여육을 죽인 현재는 뒤탈이 없도록 가족들까지 없애려 했다. 그런 정보를 입수한 서차자가 여모에게 바다로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진언했다. 당시 산동반도의 해상에는 작은 그룹의 무법자들이 해적 행위를 했다.

여모는 식객들을 이끌고 바다로 나갔다. 부호로 알려진 여모가 가옥과 전답을 팔아가지고 해상으로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군소 해적들은 여모의 밑으로 모여 들었다. 여모는 장군이 되었다. 여모가 해상의 여장군이 되어 2년 쯤 지나 여모 일당은 해서현을 습격하여 현재인 두선을 붙잡아 목을 쳤다. 여모는 드디어 자식의 원수를 갚았던 것이다.

여모는 복수를 하고 3개월 후에 죽었다. 서차자가 후계자가 됐다. 여모의 해적단은 1만 명이 넘었다. 해적질을 해가지고는 만 여명을 먹여 살릴 수가 없다. 서차자는 어떻게 해서든 육지로 올라가야 했다. 1만명의 하동(河童)을 맞아 줄 상대는 큰 인물이어야 한다. 서차자는 각지의 정보를 열심히 수집했다. 태산 부근에서는 번숭이라는 사나이가 꽤나 이름을 떨친다고 했다. 서차자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서 여모를 따라 해상에서 주름잡던 일당은 육지로 올라가 번숭군에게 들어갔다.

번숭의 반란군은 날로 팽창했다. 해상의 여모의 잔당 외에도 지방의 작은 패거리들이 속속 번숭의 진영으로 가담했던 것이다. 급속도로 불어난 같은 편의 얼굴을 하나하나 기억 할 수도 없었다. 번숭 휘하의 부하들은 군사들을 죽이고 그 군복을 벗겨 입는 경우도 있어 겉으로 적인지 아군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무슨 표적을 만들어야 했다.

공자묘를 점령했을 때 창고에 붉은 물감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 눈썹에 그것을 칠하기로 했다.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이고, 털이 있기 때문에 물감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붉은 눈썹의 병사들이 죽 늘어선 모습은 참으로 묘한 풍경이었다.

그들을 사람들은 ‘붉은 눈썹의 군사’라 불렀다. 그들은 나라의 창고나 부호의 집은 약탈해도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녹림계의 갱시제 무리에게 연금당했다 가까스로 도망친 번숭은 적미군 진중의 황족 가운데서 제비뽑기로 황제를 세웠다. 양치기 유분자가 뽑혔다. 일동은 엎드려 황제의 예를 올렸다. 유분자는 놀라 울음을 터뜨렸다. 울고불고 해도 유분자는 황제가 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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