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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五運)과 육기(六氣)는 체(體)와 용(用)의 관계 五運과 六氣가 있는데, 오운이라는 것은 하늘에서 작용하는 기운이고 육기라는 것은 땅에서 작용하는 기운이다.

하늘의 여섯 기운인 육기(六氣)는 흔히 기후에 비유하여 풍(風*바람), 한(寒*추위), 서(暑*더위), 습(濕*습기), 조(燥*건조함), 화(火*불)라 부르는데 이를 다른 이름으로 궐음(厥陰)*태양(太陽)*소음(少陰)*태음(太陰)*양명(陽明)*소양(少陽)이라고도 한다.

한의학을 비롯한 동양학문이 현대인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개념이 어려워서라기보다 이러한 상징 용어들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여 오운(五運)을 봄, 여름, 가을, 겨울과 환절기의 계절이라고 하면 육기(六氣)는 바람이 불기도 하고, 더웠다가, 추웠다가, 비가 내렸다가, 건조해졌다가, 번개가 치기도 하는 날씨에 해당한다.

여름은 다른 계절에 비해 덥지만 여름날에도 서늘한 날도 있고, 비 오는 날도 있고, 바람 부는 날도 있다. 가을이면서 추운 날도 있고 따뜻한 날도 있다. 이처럼 기본 틀이 되는 계절과 그 계절마다의 변화무쌍한 날씨가 어우러져 매일매일 새로운 수많은 조화를 이루어낸다. 여름에 시원한 날과 겨울철의 따뜻한 날은 유사성이 있으면서도 차이가 있다. 만약 여름은 내내 덥기만 하고, 겨울은 매일 춥기만 하다면 일기예보를 듣지 않아도 내일도 덥겠구나, 아니면 춥겠구나하고 예측을 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 삶은 단조로울 것이다.

어느 해는 홍수가 일어나고, 어떤 해는 유난히 폭설이 많은데 이는 불규칙하고 예측불허로 보이지만 고인(古人)들은 천체와 기후를 관찰하여 그 규칙성을 발견하였다. 그 토대가 바로 오운육기(五運六氣)이다.

한의대 교육과정에서는 궐음풍목(厥陰風木), 소음군화(少陰君火), 태음습토(太陰濕土), 양명조금(陽明燥金), 태양한수(太陽寒水), 소양상화(少陽相火)라고 해서 외우게 한다.

잘 살펴보면 육기(六氣)는 동떨어진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오운(五運)과 유사한 다섯 가지 기운에 불(火)이 하나 더 보태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음(少陰)을 군주(君主)의 불이라 하고, 소양(少陽)을 재상(宰相)의 불이라고 한다. 사랑할 때 나는 긍정적 열이 군주의 불이고, 화날 때 나는 부정적 열이 재상의 불이다. 동양에서는 하늘과 땅이 어울려져 돌아가는 원리, 오운육기(五運六氣)를 실생활에서 많이 활용하였다.

오운육기는 기후나 운명, 산수 등 모든 방면에서 이용되었다. 잘 알려진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任癸)의 10간(干)은 오운에서,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의 12지(支)는 육기에서 나온 것이다. 고대에는 이렇게 오운(五運)과 육기(六氣)를 모두 중시하였으나 근세에 이르러서는 오운만을 강조하여 육기의 개념은 무시하였다.

이 오운육기(五運六氣)는 물론 의학에 있어서도 중요한 원리로 작용한다. 동양의학 최고(最古)의 경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 오운육기가 매우 비중 있게 수록이 되어있다.

그 결과 심장이나 허파 등 눈에 보이는 장부(腸部)는 중요시한 반면 우리 안에서 흘러 다니며 변화하는 기(氣)는 간과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남았으되 사계절의 바람불고, 비 내리고, 덥고, 추운 것 같은 민감한 기운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엄지 손가락에 흐르는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예를 들면 오운은 폐(肺)이고, 육기(六氣)는 태음(太陰)이다. 이렇듯 경락은 그 이름조차 오운과 육기의 합성어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 경락을 논하며 육기를 무시할 수 있는가? 정말 한심스런 풍조가 아닐 수 없다.

'수태음폐경' 은 그 틀이 폐(肺)고, 그 내용은 태음(太陰)이라고 버젓이 그 이름에 명시가 되어 있는데 태음이라는 이름을 애써서 무시하는 태도는 김씨 촌에 가서 '김ㅇㅇ' 라는 이름을 알고도 성인 김만 가지고 "김씨를 찾습니다." 라고 외치며 사람을 찾으려는 행위와 똑같이 어리석은 일이다.

  1. 족*궐음*간*경, 족*소양*담*경
  2. 수*소음*심*경, 수*태양*소장*경
  3. 족*태음*비*경, 족*양명*위*경
  4. 수*태음*폐*경, 수*양명*대장*경
  5. 족*소음*신*경, 족*태양*방광*경
  6. 수*궐음*심포*경, 수*소양*삼초*경

경락의 명칭은 모두 이렇게 지어졌다.

발바닥 가운데의 용천혈(湧泉穴)에서 시작하는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을 예로 살펴보면 족(足)은 발에서 시작이 된다는 의미이고, 마지막의 경(經)은 경락을 뜻하는 말이며, 소음(少陰)과 신(腎), 이 두 단어에 족소음신경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소음(少陰)은 육기(六氣)상 무더운(暑) 날씨이고 신장(腎)은 오행(五行)상 겨울(水)이다. 그러므로 둘을 합하면 따뜻한 겨울날이다.

마음과 연결시켜 보자면 뜨거운 사랑과 차가운 공포가 어울린 심리상태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의학계에서는 족소음신경은 암흑과 같은 겨울이라고만 생각해왔다.

콩팥은 특히 성(性)과 관련된 장부인데 소음이라는 단어 속에 숨겨져 있는 따뜻한 정열은 놓친 채, 신장(腎臟)에 담겨 있는 겨울이라는 측면만 살핀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단순한 사고방식이 열두 경락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뀌게 하였다. 어떻게 보면 간이나 심장, 폐라는 기관의 명칭보다 그에 동반되는 궐음, 소음, 태음 등의 육기 개념이 중요할 것이다.

그 이유는 육기의 개념이 인간의 마음과 많은 관련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을 동양의학혁명이라는 제목으로 한의대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니 기존의 한의학계에서 껍데기의 취상(取象)만으로 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경락은 오장육부의 껍데기 속에 육기의 알맹이가 담긴 신비한 에너지 복합체다. 오운(五運)은 형의 성쇠(盛衰)고, 육기(六氣)는 기(氣)의 다소(多少)라는 말이 있다. 즉 오운이 물질에 가깝다면 육기는 에너지에 가깝다는 뜻이다. 오운은 하드웨어, 육기는 소프트웨어로 이해해도 차질이 없을 것이다.

한의학 원전에 간(肝)*심(心)*비(脾)*폐(肺)*신(腎)의 오장과 담(膽), 소장(小腸), 위장(胃腸), 대장(大腸), 방광(膀胱), 삼초(三焦)의 육부에 대한 설명은 비교적 자세히 남아있으나 궐음*소음*태음*양명*태양*소양에 대한 언급은 상세하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육기(六氣)의 개념을 복원하기 위해 주역과 바이오 리듬, 불교 용수보살(龍樹菩薩)의 유식론(唯識論) 등을 연구하였다. 그리고 경락의 유심론적인 측면이 오랜 세월이 흘러가면서 점점 훼손당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경락의 육기 개념을 어느 정도 복원할 실마리를 찾았다.

그 실마리를 잡고 12경락은 물질적인 측면 이외에도 정신적인 에너지가 흘러가는 통로라는 가설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주로 경락의 마음적 측면인 여섯 기운 즉 육기(六氣)를 주로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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