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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시에나는 구공화국 말기, 점차적으로 1천년간 지속되던 공화국의 비무장정책에 대한 도전이 가속화되고 클론전쟁으로 절정에 달하게 될 불온한 기운이 강해져가던 무렵, 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었던 한 천재다. 공화국의 황혼과 제국의 부흥기에 등장한 효웅들 중, 레이스 시에나는 탁월한 재능과 정치권력이 결합될 때 나타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로서 자신의 이름을 은하계 역사에 길이 남기게 된 몇 안되는 인물이라 할 것이다. 천재라는 점에서는 어쩌면 그를 능가했을지도 모를 왈렉스 블리젝스가 정치적으로 이상주의자였으며 현실에 소극적이었기에 그 수많은 업적들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마땅히 떨쳐야 할 것 이하의 명성만을 얻었다면 레이스 시에나는 그 자신의 천재성을 기술적인 분야에만이 아니라 그 자신의 이름을 보다 높은 곳으로 밀어올리는 데에도 발휘, 결국 그 최후는 그다지 순탄치 못했으나 은하계 역사상 손꼽는 걸작의 창조자로 길이 남게 되었다.

풍운아의 등장[]

BBY 60년경, 샌스/시에나 테크의 CEO 나로 시에나의 아들로 태어난 레이스 시에나는 수천년 동안 은하계 조선업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시에나 일족의 일원으로 모자랄 것 없는 유년기를 보냈다.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도 있었고, 그 자신이 원체 탁월한 재능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은하계 유수의 공학자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또 하나의, 사실상 그와 같은 천재형 인물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재능이 숨겨져 있었는데, 그것은 자기 자신의 재능을 능가하는 자와는 직접 대결하지 않는다는 것, 자신이 100% 이길 수 있는 분야에서만 경쟁한다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교활하고 비겁하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어찌 보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한다는 점에서 진정 두려운 능력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역사상 수많은 천재들이 그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내달리다 결국 파멸했던 것을 생각해보라.

은하계 유수의 로열 패밀리의 일원답게, 레이스 시에나는 소년 시절부터 상당한 규모의 대주주였고, 아직 성인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때부터 이미 독자적으로 미개척지대를 탐사하고 신항로를 개척하는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만약 그때마다 공개했다면 재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발견들을 여럿 했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회사가 이루어내는 성과들을 철저히 은폐했고, 자신이 100%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서만 그것을 수익화했다. 로열 패밀리의 일원이면서도, 그는 자신이 속한 일족이 자신의 재능을 구속한다고 생각했고, 재정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그들의 간섭을 받지 않는 것, 나아가 그들 모두를 압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 정도 재능과 배경을 지니고, 그만큼 뚜렷한 목표를 일찌감치 세워두고 있었으니 성공은 말할 것도 없는 일, 겨우 20세 무렵, 그는 이미 독자적인 경영 능력을 갖추고 아버지 나로 시에나를 경탄시킬 만큼의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

이 정도로도 이미 엽기적이리만치 대단한 성공이었지만, 젊은 레이스의 또다른 장점중 하나는 만족을 모른다는 데 있었다. 우주선의 설계, 경영 능력, 교섭 능력 등등등,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숙달되기를 바랬던 그는 수많은 거짓 신분들을 앞세워 S/S 테크와 경쟁하던 타기업들에 침투하여 그들의 노하우를 흡수하기 시작한다. 코렐리아 엔지니어링 코퍼레이션, 인컴 코퍼레이션, 박토이드 아머 워크샵, 심지어 무역 연합과 광기어린 시 차에 이르기까지 그는 자신이 배우고 싶은 모든 것을 흡수하려 노력했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는 그에게 어느 정도의 충족감을 느끼게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성취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된 젊은 시에나는 가문으로 귀환한다. 그의 아버지 나로 시에나는 아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무대를 만들어놓고 있었다. 시에나 디자인 시스템즈 ; 일종의 맞춤형 설계회사였으며, 또한 S/S 테크 최고의 기술진들이 집결해 있는 SAPL(Sienar Advanced Projects Laboratory)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시에나는 이후 그가 만들어내게 될 최고의 걸작 시리즈, TIE의 근간이 되는 이온 엔진 기술과 클로킹 디바이스, 그에 걸맞는 무장 체계 등, 소위 '세상에 내보낼 경우 난세를 이끌기 충분한' 기술들을 연구, 개발, 발전시켜나간다.

데스 스타[]

다들 아시다시피 TIE의 아버지이자 시에나 재벌의 총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될 이 양반은 너무 복잡한 인물이라서 도대체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 사람이다. 현실적인가 하면 이상주의자고, 이상주의자인가 하면 너무 음험하리만치 현실적인 그런 사람인데, 우선 그 개인의 처신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면모이지만, 또한 은하계 역사에 남기게 된 그의 작품들과 구상들에서도 그런 복잡한 경향이 엿보인다. 생산성과 범용성을 추구해서 완벽한 공산품이 된 TIE의 아버지이면서도, 동시에 이 양반은 밀덕으로서, TIE와는 어떤 의미로건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이는 구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한 시에나의 구상은 소행성형 기동요새(Expeditionary Battle Planetoid)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는데, 후에 이 개념을 실현시킨 죽음의 별, 즉 데스 스타와 이 시에나의 초창기 구상은 사실 꽤 다릅니다. 물론 당대 기술 수준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질만큼 거대한 규모였다는 것은 일맥상통하지만, 시에나가 당초 구상했던 소행성급의 이동요새는 말그대로 이동 가능한 군사거점 정도의 개념이었고, 인공 행성을 만들기보다는 아우터 림 일대에 산재해있던 얼음 소행성들을 이용한다는 구상이었다고 합니다. 은하영웅전설을 보신 분들이라면 하이네센의 1만 광년 대장정에서 사용되었던 드라이아이스 우주선을 생각하시면 어떨까 하네요.

어쨌든 시에나는 이 구상을 그 무렵부터(BBY 29년) 공화국 변경경비대(Republic Outland Regions Security Force) 사령관으로 봉직하던 야심만만한 친구 월허프 타킨에게 밝힙니다. 타킨의 후일 행적을 생각해볼때, 그가 이 구상에 구미가 당기지 않을 리가 없었다는 건 뭐 말하지 않아도 다들 짐작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타킨은 이 계획에 상당한 흥미를 보였고, 그 무렵부터 접촉하고 있던 당시 공화국 최고의장 팰퍼틴에게 시에나의 이와 같은 구상을 제시하지요. 팰퍼틴 의장 또한 여기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레이스 시에나는 팰퍼틴에게까지 이 구상이 전달된 것을 알아차린 순간, 돌연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이 프로젝트를 폐기해버린다. 심지어 이와 같은 거대요새의 구상이 업계에 뜬소문으로나마 오갈 때마다 '그딴 게 어떻게 됨? 지금 기술로는 무리고 만들어봤자 쓸모없음 까지는 아니어도 더없이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런 거대 이동요새의 구상이 그 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시에나의 시대에 이르기까지도 공상 내지는 망상 취급을 받았긴 했다. 기술력 부족이 그 이유였다. 소행성 규모의 덩치를 움직일 만큼의 하이퍼매터(hypermatter)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나중 이야기지만 1차 데스스타만 하더라도 그것이 초공간 도약을 위해서는 123기의 전함급 하이퍼드라이브의 동시 기동을 요구했는데, 과장을 좀 섞자면, 요새 하나 만들자고 카타나 함대(Katana Fleet)의 악몽을 재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카타나 함대의 실종으로 렌딜리가 도산 직전까지 몰렸던 걸 생각하면, 그 거대한 리스크를 감당해보겠다고 나설 대기업들이 있을 리가 없었다.

이런 거대 이동요새의 구상이 그 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시에나의 시대에 이르기까지도 공상 내지는 망상 취급을 받았긴 했습니다. 기술력 부족이 그 이유였죠. 소행성 규모의 덩치를 움직일 만큼의 하이퍼매터(hypermatter)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 이야기지만 1차 데스스타만 하더라도 그것이 초공간 도약을 위해서는 123기의 전함급 하이퍼드라이브의 동시 기동을 요구했는데, 과장을 좀 섞자면, 요새 하나 만들자고 카타나 함대(Katana Fleet)의 악몽을 재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던 겁니다. 카타나 함대의 실종으로 렌딜리가 도산 직전까지 몰렸던 걸 생각하면, 그 거대한 리스크를 감당해보겠다고 나설 대기업들이 있을 리가 없었다.

울뛰메이뚜 웨뽄[]

이 무렵에는 아직 이론에 불과하긴 했어도 시에나의 거대요새 구상과 마찬가지로 리스크 따위 뭉개버린다면 충분히 실현시킬 수 있는 또다른 괴물이 탄생하려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괴물의 힘을 100%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가카로서는 절실하셨던 모양이다. 뭐, 그 괴물이 무엇인지는 여기서 다 밝힐 필요야 없겠다.

어쨌든, 이런 이유 때문에 팰퍼틴 가카는 시에나의 구상을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또다른 존재들을 찾아서, 그들이 이 미친 연구에 착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책동하셨다. 시에나만한 천재성은 없다고 하더라도, 시에나 구상에 따르는 막대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존재라면 그 무렵에 이미 출현하고 있었다.

두쿠 백작과 그가 이끄는 분리주의 연합, 그 중에서도 지오노시스의 포글 더 레서 대공이 바로 그와 같은 화수분이었다.

원래 분리주의 연합의 구성원들은 다들 재벌들이신데다, 그에 걸맞게 지극히 이해타산적인 이들이었기에, 다른 상황이었더라면 이런 미친 연구에 손을 대지는 않았겠지만, 이 무렵에는 적자를 각오할 수밖에 없는 드로이드 대군을 만들고 함대를 편성하는 등, 이미 선을 넘어버린 상태였다. 아무리 강력한 무장을 갖춘다 하더라도, 이 무렵 공화국 의회에서 진행중이던 재무장 관련 법안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을 이들로서는 좀더 강력한 무기를 만들자는 두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때문에 이들의 손을 거쳐 당초 시에나가 구상했던 소행성을 개조한 이동요새라는 소박한 개념은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전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괴물로 거듭나는 첫발을 내딛게 된다. 그 덩치만이 아니라, 거기에 실리게 될 무기는 시에나가 당초 구상하던 거대 터보레이저 따위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될 것이었다.

앞서, 이와 같은 거대 요새의 개발에 있어서는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우주선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하이퍼매터 관련으로 기술의 계발이 더욱 요구되었다고 했다. 단순히 덩치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성 사이즈의 물체를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을 정도의 정교한 기관의 개발이 요구되었던 것이다.

재미있는 건, BBY 29년에 시에나가 소행성 요새를 구상할 무렵에는 이 부분에서 살짝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오노시스에서 데스스타로 이어지게 될 울티메이트 웨폰의 연구가 진행될 무렵인 BBY 22년, 그러니까 약 7년 정도 지난 뒤에는 이 문제도 어느 틈엔가 해결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겨우 7년 만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게 할 만큼의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졌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걸 연구해낸 사람 또한 레이스 시에나이다.

BBY 25년인가 무렵에 시에나가 이끌던 리퍼블릭 시에나가 공화국 과학기술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이 분야에 대한 특허? 비슷한 것을 취득했는데, 그리고 클론전쟁 기간 동안 리퍼블릭 시에나는 분리주의 연합을 지지했다.

즉, 시에나는 겉으로는 '이동요새 따위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임 ㅇㅇ'을 고수하면서, 뒤로는 '그 이동요새가 실현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구상을 실현시키는데 필요한 기술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으면서, 그것을 시도하는데 따르는 리스크는 죄다 다른 사람들에게로 떠넘겨 버린 것이다. 지오노시스는 울티메이트 웨폰 연구할 때 저 핵심기술을 시에나한테 돈주고 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