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팔사 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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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인 공주(Elaine)는 애스톨랫(Astolat) 영주의 딸인 아름답고 아직 앳된 공주이다. 엘레인은 원탁의 기사들(Knights of the Round Table) 중 한 사람인 랜슬롯(Sir Lancelot)을 짝사랑하지만 거절당하고 슬픔으로 죽게 된다.

그녀의 유언에 따라 가족들이 그녀의 시신을 배에 실어 랜슬롯이 있는 아서왕의 성 캐멀롯(Camelot)으로 보낸다. 얼마후 검은 배가 흘러들어오는 것을 발견한 캐멀롯 사람들은 배 안에 백합과 금빛 비단에 덮인 채 미소지은 듯 누워있는 일레인의 시신을 보고 크게 놀랐다.

그녀의 손에 쥔 편지에서 자초지종을 알게 된 아서왕과 귀네비어 왕비, 원탁의 기사들은 일레인을 동정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랜슬롯을 불러왔고 랜슬롯은 충격 속에서 그녀를 애도했다. 그리고 그들은 일레인의 장례식을 장엄하게 거행했다.

이 전설에서 일레인의 사랑은 백합 아가씨라는 그녀의 별명에 어울리게 고지식할 정도로 순수하고 솔직하고 진지하고 그래서 그만큼 슬프고 치명적이다. 하지만 이런 거절당한 짝사랑의 이야기가 그리 드문 것은 아니다. 일레인의 이야기를 다른 이야기들과 달리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죽은 후 강의 흐름을 따라가는 그녀의 마지막 여행일 것이다.

죽은 시신이 되어 자신이 사랑한 그러나 자신을 거절한 사람에게로 가는 것... 거기에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과 함께 섬뜩한 원망이 느껴진다. 그 고요한 여행에서 처절함을 삼킨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너에게 죽은 나를 선물할께. 네가 준 상처 잘 받았어. 고마워.] 라고 내뱉는 자우림의 노래 가사 같은... 그러나 끝없이 흐르는 강은 해탈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강의 흐름에 내맡겨진 이 죽음의 여행은 그런 그리움과 원망이 순화되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일레인 이야기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 테니슨의 시 '샬롯의 아가씨(The Lady of Shalott)'이다. 이 시는 일레인 전설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내용도 조금 다르고 초점도 조금 다르다. 일레인 이야기가 짝사랑의 슬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 시는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치명적인 사랑, 죽음을 가져오지만 거부할 수도 없는 그러한 사랑의 신비로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테니슨은 그런 사랑을 아름다운 '저주'로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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